누가바는 수십 년간 사랑받아온 아이스크림계의 클래식 아이콘으로, 독특한 식감과 정겨운 디자인으로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는 제품입니다. 1974년 출시된 이래, 큰 리뉴얼 없이도 자리를 지켜온 이유는 바로 ‘누가 코팅’이라는 특별한 요소 덕분입니다. 이 제품은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쫀득하고 끈적한 겉면의 질감으로, 일반적인 바형 아이스크림과는 확실히 다른 첫인상을 남깁니다. 흔히 초콜릿 코팅이 일반적인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누가바는 누가라는 재료를 응용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텍스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는 제품을 먹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식감 자체에서 오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던 하이트 진로(구 해태제과)의 전략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누가 코팅의 식감과 맛의 역할
누가바의 겉면을 감싸고 있는 누가 코팅은, 설탕과 시럽, 계란흰자 등을 기반으로 만든 프랑스식 디저트 ‘누가’에서 착안한 것으로, 아이스크림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재료입니다. 일반적으로 누가는 견과류가 섞인 사탕 형태로 알려져 있지만, 누가바에 적용된 누가는 사탕처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점성이 있으며, 입 안에 은은하게 달라붙는 식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 겉코팅은 냉동 상태에서도 딱딱하게 굳지 않고 쫀득함을 유지해, 안에 들어 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확실한 식감 대비를 이루죠. 그 결과, 한 입 베어물면 부드러운 속재료와 겉의 쫀득함이 대비되며 기억에 남는 이중적인 텍스처를 제공합니다. 누가바는 그 자체로 단맛이 지나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풍미와 고소함을 균형 있게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세대 간 연결성
누가바는 단순히 오래된 제품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감성 브랜드로도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출시되어 80~90년대를 거치며 한 세대의 여름을 책임졌고, 그 시절을 추억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어릴 적 즐겨먹던 아이스크림’이라는 감정적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레트로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누가바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되었고, 제품 패키지에도 ‘Go Back 600100’ 캠페인 문구가 삽입되며 복고 감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서적인 요소는 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견고히 만들었고, 젊은 세대에게도 ‘신선한 복고’라는 관점에서 재조명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누가바는 지금도 편의점, 대형마트, 학교 매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으며,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장수 아이스크림입니다.
변화 속에서도 본질을 지킨 브랜드 전략
많은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계절성, 트렌드 변화, 소비자 기호에 따라 지속적인 리뉴얼과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는 반면, 누가바는 큰 변화 없이 ‘지금 이대로’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누가의 맛과 밀도를 조절하거나, 포장 디자인에 현대적 요소를 반영한 리뉴얼도 진행되고 있지만, 제품의 본질적인 구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브랜드로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바꾸지 않는 전략’이 오히려 더 큰 가치를 창출한 셈이며, 이는 제품의 오리지널리티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누가바는 마케팅보다는 경험 중심의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한번 먹어본 소비자는 그 특유의 식감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맛과 구조 자체가 탄탄하다는 의미이며, 이는 수많은 신제품 속에서도 누가바가 롱런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지속 가능한 장수 제품으로의 자리매김
누가바는 단순히 오래된 아이스크림이 아닌, 한국형 디저트 제품 중 가장 독창적인 포지션을 구축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누가 코팅이라는 재료의 선택, 바닐라 아이스크림과의 조합, 쫀득한 질감이라는 개별적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개성 강한 브랜드를 완성시킨 것이죠. 앞으로도 누가바는 새로운 형태의 리뉴얼 없이도 브랜드 자체의 힘으로 꾸준한 소비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레트로 감성을 기반으로 한 시즌 한정 패키지, 미니 버전 출시, 기념일 마케팅 등을 통해 오래된 제품이지만 여전히 새롭게 다가올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합니다. 누가바는 수십 년간 쌓아온 소비자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단순한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기억 속의 맛’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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