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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정보

스팸의 시작과 종류, 시장 규모

by 먹거리연구소장 2025. 6. 9.

스팸

스팸의 시작

스팸(SPAM)은 1937년 미국 미네소타 주에 본사를 둔 호멜(Hormel)사에서 개발해 출시한 통조림 햄 제품입니다. 당시 미국은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저렴하면서도 저장성이 뛰어난 단백질 식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호멜사는 돼지고기와 햄을 주재료로 하여 전분, 소금, 감미료, 방부제 등을 혼합한 제품을 고안해냈고, 이 혁신적인 통조림 육가공품은 냉장 보관이 어려웠던 당시 상황에서 획기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제품명 ‘스팸’은 ‘Spiced Ham(양념된 햄)’의 줄임말로, 짧고 발음하기 쉬운 이름 덕분에 빠르게 대중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이후 스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전투식량으로 대량 보급되며 전 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실제로 전쟁 기간 동안 미군이 소비한 스팸은 1억 캔이 넘었으며, 각 전선에 투입된 병사들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종전 후에도 미군의 해외 주둔을 통해 일본, 한국, 필리핀, 영국 등 다양한 국가로 확산되며 현지 음식문화와 융합되기 시작했고, 특히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조리가 간편한 스팸은 유용한 식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의 경우, 6.25 전쟁 이후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스팸이 국내에 들어오게 되었고, 미군 부대에서 제공되던 식자재가 한국인들의 식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됩니다. 특히 부대 주변에서 생겨난 이른바 ‘부대찌개’ 문화는 스팸을 중심으로 한 전후 재건기의 상징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뒤를 이어 1980년대에는 CJ제일제당이 ‘런천미트’라는 유사 제품을 출시하면서 통조림 햄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후 ‘스팸’은 브랜드명이면서 동시에 통조림 햄 제품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처럼 널리 쓰이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높은 인지도와 함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

스팸은 단순히 하나의 통조림 햄 제품으로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에는 소비자의 취향과 건강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돼지고기와 햄, 전분, 소금 등으로 만들어진 ‘오리지널 스팸’이며, 이 제품은 특유의 짭조름하고 감칠맛 나는 풍미로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단일 맛에 대한 한계가 나타나자,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하여 매운맛, 마늘맛, 후추맛, 바비큐맛, 터키(칠면조) 고기를 사용한 저지방 제품, 저염 버전 등 다양한 맛의 변형 제품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들 제품은 가정식 반찬에서 캠핑, 피크닉, 도시락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되며 점점 더 세분화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CJ제일제당의 ‘스팸’, 동원의 ‘리챔’, 롯데푸드의 ‘로스팜’ 등 각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각자의 맛, 질감, 나트륨 함량, 원재료 차별화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호멜사와의 합작을 통해 정품 ‘SPAM’을 생산·판매하고 있어,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브랜드별로 캔 색상과 패키지 디자인도 차별화되어 있어 소비자들은 시각적으로도 손쉽게 제품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비건 스팸 제품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OmniFoods는 ‘식물성 런천미트’를 통해 기존 동물성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고, 호멜사도 ‘Plant-Based SPAM’을 개발하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햄류 제품이 점차 식탁에 오르고 있으며, 이는 기존 통조림 햄이 단순 보존식이 아닌, 건강과 윤리적 소비를 반영한 미래형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시장 규모

스팸은 단순한 보존식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면서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팸 소비국으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스팸 브랜드의 국내 매출은 약 4,00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스팸이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명절 선물세트의 대표 품목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며, 설과 추석 시즌에는 선물세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체 연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선물용 스팸은 고급 포장과 함께 식용유, 참치 등과 구성된 세트 상품 형태로 판매되며, 부모님이나 친지에게 실용적인 선물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형 캔으로 포장된 1인 가구 맞춤형 스팸, 캠핑용으로 휴대가 용이한 미니 패키지, 조리법을 제안하는 레시피형 패키지 등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스팸 마요 덮밥’, ‘스팸 김밥’, ‘스팸 파스타’ 등 간편식 트렌드와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도 확대되고 있어,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저염 제품, 인공 방부제를 최소화한 제품, 고단백 저지방 제품 등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스팸 제조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건강한 스팸’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통적인 가공육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습니다. 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레트로 감성’ 소비 열풍도 스팸의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SNS나 유튜브 등에서 레시피 콘텐츠와 함께 스팸이 자주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의 스팸 시장은 건강, 편의성,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보이며, 고기 대체 식품의 강세 속에서도 스팸은 고유의 아이덴티티와 풍미로 여전히 확고한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